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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19 16:42

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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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

두드림 시설 앞에는 굴착기 중장비 일을 하시는 분이 살고 있다. 몇해 전에 한옥 건물 집을 짓고 남은 짜지라기 송판들을 화목난로의 땔감용으로 차 실고 왔는데 그중에는 쓸 만한 송판들도 더러 있어서 연료로 쓰기에는 너무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공짜로 얻어서 그 재료로 무엇을 만들까? 고민하다 제작한 것이 물레방아였다.

뜬금없이 물레방아를 만들게 되었지만 어떤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여러 날 동안 머리를 써서 만들었고 생각한 데로 작동이 잘 되는지 또 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가 궁금했다. 그래서 물레방아를 돌리려면 연못도 필요할 것 같아 서둘러서 땅을 파고 그 위에 설치하였다. 사전 조사 없이 하다 보니 기초적인 방수가 덜 되어 물의 유실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1년을 거의 내버려 두고 나서야 연못을 다시 손보려고 20킬로가 넘는 쌀 포대 같은 돌을 하나씩 들어서 수십 개를 밖으로 내놨다. 물의 유실도 유실이지만 물속에 사는 어류들을 제대로 기를 수가 없는 것이 더 큰 문제였다. 또한, 지름2이상 되는 대형 물레방아의 무게가 만만치 않아서 회전하는 것도 힘들 것 같아 중심축 양쪽에 한 개에 6만 원이나 되는 국산 베어링을 사용했는데 너무 잘 돌아서 그것도 탈이었다. 물레방아 고유의 맛이 나지 않아서다. 서서히 그리고 삐거덕하며 돌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에 재시공하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다.

물레방아 도는 모습이 꼭 우리네 인생처럼 가끔 곡절도 있고 소소한 잡음도 함께 곁들여 돌게 하려고 계획을 잡고 있는데 의도대로 되리라 확신한다.

돌을 드러내고 방수부터 다시 시작했다. 방수가 잘 되어 물의 유실이 없는 것이 확인되면 가까운 두계천에 그물을 가져가서 물고기의 종류에 상관없이 잡아다가 연못에서 기를 작정이다.

좁은 공간에서 물고기가 생존하려면 용존산소가 넉넉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물레방아가 그 해결사가 될 것 같아 마음 적으로는 다행이다. 물이 물레방아에 의해 순환이 되다 보면 공기와 접촉하는 면이 많아져 용존산소는 자연스럽게 해결이 될 것이다.

매해 여름철만 되면 우리나라 주요 4대강에 녹조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아주 단순한 이유다. 순환이 되지 않고 물을 가두어 놓았으니 용존산소가 희박해질 수밖에 없고 그 속에 사는 물고기들이 산소 부족으떼죽음을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명박 대통령의 치적(?)으로 우리 국민의 혈세를 수십조 원을 쏟아부었지만 결국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다. 그렇다고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하고 싶은 마음은 딱히 없다. 그는 환경전문가도 아니고 전직이 건설업자이기 때문에 잘못 생각할 수도 있다. 장사꾼의 기질을 갖고 있어서 그런 실수를 저질렀다고 치자. 그런데 정말 용서할 수 없는 인간들이 4대강 사업을 부추기고 국민에게 자신들의 전문성을 내세워 호도했던 보수계 언론인들과 대학교수들을 포함한 전문가 집단들이다. 차후에 대통령 표창까지 줄줄이 받았던 그들! 지금도 그들은 아무 죄책감 없이 조용히 숨죽이며 잘살고 있는 그 집단들! 그들을 용서하기가 쉽지 않다.

지구상의 모든 물질은 순환한다. 바다의 해류가 6대양을 돌고 바다의 물이 수증기로 하늘로 올라가 구름이 되어 다시 비로 내려지고 그것이 흘러 강이 되고 바다로 나가면서 돌고 도는 어찌 보면 순환이라는 것이 지구상의 모든 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 안에서 사는 우리 인간들도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라는 그 틀에서 영향을 받고 산다. 죽어서도 순환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지나가는 시간은 쉼 없이 지나치면서도 사계절이 매년 돌아오고 어제 그 시간이 오늘도 똑같은 시계의 자침과 분침에서 확인하면서 산. 틀린 것 같으면서도 같은 것이 우리 인간의 관점에서 본 세월의 흔적 같은 것이다.

우리 인간의 삶도 꼭 그렇지가 않을까? 불행에 절망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기에게 닥쳐온 불행히 평생을 갈 것처럼 생각하지만 이 또한 한줄기 소낙비처럼 한때일 수가 있다. 나에게 닥친 불행이 어떻게 평생을 가겠는가? 설움을 참고 견디면 언젠간 기쁨이 오는 것처럼 우리 인생은 늘 미래를 보고 살아야 한다.

물레방아 도는 모습을 보면 우리네 인생이 투영된 느낌이 들 때가 많다. 물이 채워지면 이내 내려놓듯이 그러면서 한 걸음 인생이 도는 것처럼 물레방아도 삐거덕거리며 그 움직임을 행하고 받을 때와 버릴 때 그리고 정상과 끝을 경험하게도 한다.

그날이 그날 같은 인생길처럼 돌고 또 돌고 어느덧 60을 바라볼 나이가 되도록 나의 물레방아는 지금껏 쉼 없이 돌면서 왔는데 언젠가는 그 틀에서 벗어나 자연으로 도태될 그 날이 점점 가까워져 올 것이다.

그래도 육십 평생을 돈 내 인생의 물레방아가 용존산소가 필요했던 여러 누군가에게는 도움을 듬뿍 준 착한 사마리아인으로 기억되기를 갈망하며 남은 생을 겸허히 보내고 있다.

 

 

인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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