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물들어 간다.
온 세상이 가을을 맞이한 날!
긴장의 끈이
마음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가
속절없이 떨어진 감꼭지마냥
이때쯤이면
마음도 긴장의 끈을 내려놓는다.
시간은 속절없이 가지만
가을을 마음에 품은 사람에게는
시간도 참 더디 간다.
설레는 마음에 올라타기가
시간도 어려웠을 것이다.
한가한 배불뚝이나
이제는 할 일 다 했다고 체념하는 순간
시간은 그 속에 달라붙어 쉬이 늙어가고
시간도 가을을 만나
함께 쉬라고 노닥거리지만
아직 내게 할 일이 많다.
그래도 시간은 주절거리며 가고
과거의 나를 보내고
그리고 너를 보내고 또 기억하며
추억으로
가을이 물들어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