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도
나이에 맞게 하루하루 세면서
기억하며 살려고 하는데
몸과 마음이 예전 같지가 않다.
기억이 감퇴하는 것도 의식하지 못하고,
감각도 무뎌져서 느낌도 별로 없다.
그냥 잊으며 삶을 사는 것 같다.
예전에도 늘 그래왔던 것처럼
과거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감도 많이 떨어지고 오욕만 생기는 것 같다.
다양한 기억들이 희미해지다 보니
가장 뚜렷한 일들에 집착하는 버릇이 있다.
이것까지 마음에서 놔 버리면
삶의 존재 가치가 떨어지는 것으로 생각해서다.
그런 일들이 나이 들면서도 더 흔해진다.
앞으로 얼마나 더 살 수 있을까?
평균 연령으로 보았을 때
지금 나이에서 대략 20년 정도는 가능하다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내가 온전한 몸으로 두 팔과 두 다리를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은
고작해야 앞으로 10년 정도 남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건강을 챙겨서 몇 년이 늘어나는 것도 예상해보지만
대략적인 상황은 이 예상범주에 놓여 있다고 보여진다.
앞으로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지나온 10년을 생각해보면
별로 한 것도 없이 후다닥 지나가 버렸다는 느낌이다.
다가올 미래의 10년도 별수 없을 것이란 생각도 들지만
그렇다고 순응하며 사는 것도 옳지 않다는 생각이다.
가장 하고 싶은 것들,
가장 아쉬운 것들을 보완하며 살아야 하는데
우습게도 이 나이에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국 여행을 자유자재로 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독만권서 행만리로(讀萬卷書 行萬里路): 만권의 책을 읽고 만리를 여행하고 !
인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