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신과도 같다!
꽃길만 걷게 해주겠다고
연애 시절에 아내를 꼬셨다.
감언이설처럼 들려도
진정성이 보였기에
못 지킬 약속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미소로 화답을 받고
지금까지 코 끼며 한 집에 살고 있다.
세상일이 원하는 데로
이루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그 약속을 지키면서
신처럼 살 수 있었을 텐데
그런 일은
신의 영역과 같아서 인간세계에서는 좀처럼
일어날 수가 없다.
가끔은 그 약속을 지키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재물에 대한 과시에 의해서다.
봄에는
꽃길을 걷는 것이 가능하다.
봄꽃이 눈처럼 떨어지는 길에
그 꽃눈을 밟고 사뿐이 걷는 것도
봄이라서 그렇다.
봄은 신과도 같다.
신이 멀리에 있으면 그것은 신이 아니다.
신이 사라지기 전에 꽃길을 걷게 하자!
그리고 다른 계절들을 인간답게 보내면 된다.